3월 19일, 고흥군 동강초등학교(교장 나미경) 체육관에서 조정래 작가의 대하소설 『태백산맥』 전권 필사 완주를 축하하는 특별한 기념식이 열렸다.
본교 학부모인 전승희 씨는 지난 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펜을 들고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온 끝에 이 경이로운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.
눈으로 읽기에도 벅찬 대하소설 10권을 오직 손끝의 힘으로 완성해 낸 위대한 인내의 결실이 공개되었다. ‘필사(筆寫)’는 단순히 글자를 베껴 쓰는 행위가 아니라, 눈으로 읽고 마음으로 음미하며 작가의 숨결을 더듬어가는 고독하고도 깊은 독서법이다.
이번 필사의 대상이 된 조정래 작가의 『태백산맥』은 해방 공간부터 한국전쟁까지의 치열했던 현대사를 민중의 생명력으로 그려낸 한국 문학의 금자탑으로, 총 10권, 200여 명의 인물이 등장하는 방대한 스케일을 자랑한다.
이번 기념식에서는 그동안 흘린 땀방울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되었다.
행사장 입구에는 10권의 필사 노트와 닳아 빈 통만 남은 수십 자루의 볼펜이 전시되어 참석자들에게 묵직한 감동을 선사했다.
특히 이날 행사에서는 전승희 씨가 직접 소설의 마지막 문장을 낭독하며 2년간의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감동적인 순간도 연출되었다.
이를 본 윤제현 교사는 “디지털 시대에 손글씨로 이 방대한 분량을 완성했다는 것은 문학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꺾이지 않는 끈기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기적 같은 일”이라며, “이 뜻깊은 성취가 동강초등학교 학생들과 지역 사회에 깊은 귀감이 되기를 바란다”고 밝혔다.
